자동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 한 편에서 70대 할머니가 커다란 손수레를 끌고 있습니다.
이틀 꼬박 돌아다니며 모은 폐지를 팔아 손에 쥔 돈은 만3백 원.
턱없이 적은 금액이지만 곤궁한 살림에 5년째 이렇게 거리로 나서고 있습니다.
[폐지 수집 노인 (70대) : 겨울엔 손질하려면 떨어져 나가는 거 같지, 손끝이. 이틀 했어도 돈 만 원이 안 될 때가 많아요. 먹고 살아야 하니까….]
크고 작은 수레에 폐지를 모아 오는 노인 중에는 동전 몇 푼 받아가는 사람도 있습니다.
[이정준 / 고물상 대표 : 만 원 받으실 게 5천 원이 되고 4천 원이 되고 그래요. 거기에 맞춰서 드리는데 좀 죄송스런 마음이죠.]
정부가 첫 실태조사를 통해 추산한 폐지 줍는 노인은 전국에 4만2천여 명.
이 가운데 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절반 이상은 75세 이상 고령층이었습니다.
하루 평균 5시간 넘게 주 6일 일해서 버는 돈은 하루 평균 6천 원, 한 달에 15만9천 원입니다.
시급으로 따지면 천2백 원으로, 올해 최저임금의 13% 수준에 불과합니다.
기초연금 같은 사회보장제도로 받는 돈과 합쳐도 폐지수집 노인의 한 달 평균 소득은 전체 노인의 절반 수준에 그칩니다.
정부는 다음 달부터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, 노인 일자리로 연계해주겠다고 밝혔습니다.
폐지수집 노인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이 일을 계속하고 싶어하는 점을 고려해 자원 재활용 일거리도 모색할 방침입니다.
[이기일 / 보건복지부 제1차관 : 노인 일자리 및 보건복지 돌봄서비스 연계 성과를 정리하여 내년 상반기 중에 지원 결과를 국민 여러분께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.]
다만 폐지수집의 경우 그때그때 현금을 받고, 일하는 시간이 자유롭다는 점 때문에 일을 계속하는 사례가 많은 만큼, 이를 고려한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다는 지적입니다.
YTN 김혜은입니다.
촬영기자ㅣ왕시온
그래픽ㅣ지경윤
자막뉴스ㅣ이 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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